최근 한국 영화계가 매우 힘들다는 소식이 뉴스로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아무 포털에 '한국 영화'만 검색해도 '붕괴'라는 꼭지로 조리돌림하는 뉴스가 수두룩하죠. 씨네필은 아니지만, 관점은 다양할수록 좋기에 영화진흥위원회(KOFIC)의 통계 백서를 참고하여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현시점 한국 영화 산업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1. 글로벌 vs 한국: 데이터로 본 영화 시장의 현주소
팬데믹의 충격 이후 세계 영화 시장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 시장의 양상은 사뭇 다릅니다.


글로벌&한국 영화산업 시장 규모 추이 (2020~2024)
| 연도 | 글로벌 시장 (백만 USD) | 한국 시장 (백만 USD) |
출처: 영화진흥위원회(KOFIC) 데이터 재구성
그래프를 분석해 보면 팬데믹 이전 대비 세계 영화 시장 규모는 약 80% 정도를 회복한 반면, 한국은 성장세가 둔화하며 정체되고 있습니다. 특히 극장 매출 성장률을 보면 글로벌은 팬데믹 직후인 2021년(76.1%)에 바로 회복세로 돌아섰으나, 한국은 2022년이 되어서야 회복을 시작했고 현재는 다시 마이너스 성장(-5.5%)을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습니다.
2. 왜 한국만 유독 '필살의 일격'을 맞았는가? (OTT 전염 속도와 인프라의 역설)

미국이나 한국이나 똑같이 넷플릭스를 보는데 왜 우리만 유독 극장 시장 규모가 반토막이 났을까요? 필자는 이를 'OTT 백신' 유무와 '디지털 인프라'의 역설로 해석합니다.
-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감염: 북미는 2007년부터 스트리밍을 경험하며 10년 넘게 체력을 길러온 반면, 한국은 정식 서비스 도입 불과 3년 만에 팬데믹을 맞이했습니다. 무방비 상태에서 비대면 일상을 강제로 학습하게 된 것입니다.
- 고속도로가 된 인터넷 인프라: 한국의 압도적인 **인터넷 보급률(97%)**과 **전송 속도(216 Mbps)**는 역설적으로 OTT라는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는 데 최적의 환경을 제공했습니다.
- 아시아권 공통의 참상: 이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싱가포르(-66%), 태국(-73%), 필리핀(-72%) 등 인프라가 갖춰진 아시아 주요국들 역시 처참한 극장 매출 감소를 겪었습니다. 한국(-52%)과 일본(-45%)의 성적표는 그나마 사정이 나아 보일 정도의 파괴적인 시장 변화였습니다.
3. 사라진 1억 명의 '문화 망명자'들을 찾아서 (개인화된 경험으로의 재편)
2019년 대비 1억 명이 넘는 관객이 극장을 떠났습니다. 팬데믹 기간 우리는 '집단적 경험'보다 '개인적 경험'이 주는 편리함을 명확히 학습했습니다. 망명한 1억 명의 발걸음은 콘텐츠 산업의 지형도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 콘텐츠 시장의 점유율 재편: 2024년 기준 국내 콘텐츠 산업 매출 비중을 보면 지식정보(16.1%), 방송(15.6%), **게임(15.4%)**이 나란히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게임 산업 매출은 약 24.2조 원에 달하며, 극장(영화 3.7%)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 디지털 영토로의 정착: 망명자들은 단순히 시간을 때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디지털 영토'에 정착했습니다. 특히 국내 콘텐츠 산업 수출액의 56.2%를 차지하는 게임 산업은 이미 패키지 판매를 넘어 온라인 서비스로의 완벽한 변이에 성공하며, 극장에서 잃어버린 '3시간의 몰입 경험'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습니다.
4. 해결책 제언: 극장판 '스팀(STEAM)' 모델의 도입과 전략적 가치
시대적 흐름에 따라 디지털 편의성은 이제 필수입니다. 극장사는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STEAM)'**의 성공 전략을 극장에 이식해야 합니다.
① 가동률 최적화와 흥행 리스크 관리
대작 영화가 없을 때 상영관이 통째로 노는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극장사가 인디 영화 스트리밍 사이트를 직접 운영하며 유료 결제나 평점으로 검증된 작품을 유휴 시간대 상영관에 배치하십시오. 이는 가동률을 높이는 동시에 흥행 리스크를 획기적으로 낮춰줍니다.
② 플랫폼 비즈니스로의 전환 (수익 배분 혁신)
스팀의 7:3 수익 배분 방식을 도입하여 1인 감독이나 소규모 제작자에게 확실한 동기를 부여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극장사는 물리적 자산 투입 없이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얻고, 정교한 유저 데이터를 확보하여 비즈니스 자산화할 수 있습니다.
③ '오프라인 데뷔'라는 강력한 보상 체계
플랫폼에서 성공한 인디 영화를 선별하여 전국 극장 스크린에 거는 '오프라인 데뷔권'을 제공하십시오. 이 보상 체계는 훌륭한 창작자들이 스스로 몰려들게 만드는 강력한 진입 장벽이자, 천편일률적인 배급 시장을 깨뜨릴 유일한 대안입니다.
결론 및 요약
- 극장 산업 붕괴: 한국의 극장 시장은 팬데믹 이후 반토막 난 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스팀 모델 이식: 극장사가 직접 인디 영화 유통·배급 사이트를 운영하여 새로운 유동 인구를 창출해야 합니다.
- 상생과 선순환: 핵심은 창작자와의 투명한 수익 구조 배분과 검증된 콘텐츠의 온-오프라인 선순환 구조 구축입니다.
디지털의 편리함과 오프라인의 몰입감을 연결하는 것만이 사라진 관객의 영혼을 달랠 쉼터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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